이태원 참사 당일 상황판 앞에서 누구보다 먼저 언론 브리핑을 하며
참사 개요를 국민에게 설명한 용산소방서장이 있습니다.
이 인물이 바로 구조 현장을 진두 지휘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입니다.
그런데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명단 중에는 최 서장도 포함됐습니다.
경찰은 각종 증거를 통해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경찰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참사 당일 무전과 신고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저녁 8시 38분과 9시 1분 두 차례 이태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하다는 경찰 신고가 들어옵니다. 이에 경찰이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데 연락을 받은 소방 측은 신고자에게 부상자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주변 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안내합니다.
두 번째 건에 대해서도 구급차가 필요한 상황이 아님을 확인하고 질서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밤 10시 15분 이태원에서 사람이 깔려 위급하다는 119 신고가 들어옵니다. 이후 10시 31분 소방현장지휘팀장은 30명 정도 되는 행인이 넘어져 있는데 구급차는 보이지 않는다는 무전을 보냅니다. 첫 구급차가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 42분쯤
용산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였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2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태원 119 안전센터가 아닌 더 먼 곳에서 첫 구급차가 온 겁니다. 저희가 확인해 보니 이태원 센터 구급차는 참사 전 행인이 머리를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이미 출동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밤 10시 43분 대응 1단계 발령 되고 사고 발생 50분이 지난 11시 5분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직접 지휘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최초 신고가 들어온 지 58분이 지난 11시 13분 대응 2단계가 발령됩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런 용산소방서 초기 대응 과정에서 소방서장의 업무상 과실 혐의가 포착돼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구급차 배치나
대응 단계 발령 시기는 물론 참사 전 두 번 있었던 경찰의 대응 요청을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확인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특수본 관계자는 압수수색 자료와 cctv 영상 소방 내부 문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고 법리 검토와 증거 검토를 마친 후 최 서장의 입건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 서장의 입건이 합당하냐는 질문에 의문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소방청 홈페이지에는
최 서장을 옹호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전부 수사가 부당하다거나 최 서장을 옹호하는 내용입니다. 손을 떨며 참담한 피해 상황을 브리핑해 노고에 감사한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한 사람을 왜 입건하느냐는 의견부터 최 서장은 누구보다 국민 앞에 먼저 나타나 현장을 설명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최 서장은 참사 발생 훨씬 전인 오후 7시 10분쯤부터 이태원 일대에 머물렀고 최초 신고가 들어온 지 13분 만인 밤 10시 28분 현장에 도착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소방당국도 기자회견을 통해 최 서장이 초창기부터 현장 상황을 인지했고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찰 공조와 관련해선 신고받고 종결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 서장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최 서장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수사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처벌을 받게 될지 앞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