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연인의 첫 고구마 수확하는 날
고구마 한 바구니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 땅을 읽는 법부터 배운 초보 자연인
도시를 떠나 산속에 들어온 지 이제 겨우 반년.
텃밭이라고 하기엔 소박하고, 밭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땅에
고구마 순 몇 개를 심어두었던 지난 봄이 떠오른다.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다.
비료도, 흙의 결도, 물의 양도.
"그냥 심으면 되지 않나?" 하고 시작했던 나의 자급 실험은
하루하루가 실패의 연속이었다.
고구마는 생각보다 고집이 셌고,
나는 생각보다 땅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 여름 내내 바라본 초록 줄기
6월부터는 매일같이 땅을 들여다봤다.
고구마 줄기는 여름을 만나더니 폭풍처럼 자랐다.
줄기가 길게 엉키고, 뿌리는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속에 고구마가 있는 걸까?"
불안함과 기대가 뒤섞인 감정으로 매일 물을 주었다.
한참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줄기가 늘어져 타들어가는 걸 보고 물병을 안고 뛰쳐나간 적도 있었다.
이 작은 고구마가
내게 이렇게 애틋한 존재가 될 줄은 몰랐다.
🍁 그리고 드디어, 수확의 날
10월의 공기는 다르다.
차가운 기운이 흙 위로 스며들고, 바람엔 수확의 냄새가 섞여 있다.
호미 하나 들고 조심스럽게 줄기 밑을 파내기 시작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흙을 젖히자
작은 손만 한 고구마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있구나. 너, 정말 있었구나."
이름도 모르던 땅속 친구가
한여름의 불안을 뚫고 이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 둘, 조심스럽게 꺼내 바구니에 담았다.
기껏해야 10kg 남짓한 고구마였지만
그 무게는 내 마음속에선 처음으로 느껴보는 ‘성취’였다.
🍂 고구마 한 알이 가르쳐준 것
도시에서 살 땐 배달 앱을 켜면 30분 만에 밥이 왔다.
손에 흙을 묻힐 일도, 작물이 자라는 시간을 생각할 틈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삶은 '기다림'이라는 시간 위에 자란다는 것을.
고구마 한 알을 얻기 위해,
나는 봄에 심고 여름을 견디고 가을을 맞았다.
그 과정이 고스란히 내 안에 남아 있다.
이건 단순한 수확이 아니라
자연이 내게 가르쳐준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 장작불 위에 구운 첫 고구마
수확한 고구마 중 가장 작은 녀석 하나를 골라
장작불을 피웠다.
솥뚜껑을 걸고 약한 불에 은근히 익히기를 40분.
껍질을 벗기자
노랗게 반짝이는 속살이 드러났고,
한입 베어 물자 단맛이 입안 가득 번졌다.
"내가 키운 고구마, 내 손으로 구운 고구마."
이보다 따뜻하고 정직한 한 끼가 또 있을까.
그 순간만큼은
돈도 명예도, 도시의 속도도 부럽지 않았다.
🌱 오늘의 기록
- 🌿 오늘의 수확: 고구마 약 10kg
- ☁️ 날씨: 흐리고 쌀쌀했지만 수확엔 딱 좋음
- 🛠 사용 도구: 호미 1개, 바구니 1개
- 🔥 불맛 포인트: 장작불에 40분 천천히 구움
- 📸 사진: 고구마 줄기, 수확 장면, 불 위에 익은 고구마
- ✍️ 교훈: 기다림과 믿음의 시간, 그것이 자연이다
💬 마무리하며
고구마는 땅속에서 조용히, 묵묵히 자란다.
아무 말 없이 그저 제때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지금, 당신도 조용히 무언가를 키우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사랑이든, 꿈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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