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구독해 놓고도 잘 보지를 않았는데
직원이 '오징어게임' 재밌다는데요?
하길래 할일도 없고 쉬는 시간에 뭘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그냥 한 번 보기나 해보자 해서
보기 시작한 '오징어 게임'
오? 이정재네?
하... 그런데 첫 장면부터 찌질하다.
왠지 낯설지 않아 짜증이 난다.
첫장면부터 등장하는 저 밥상.
철재로 된 저 이상한 꽃무늬의 원형 밥상,
나도 옛날에 저 밥상 사용하던 기억이 있다.
서민의 상징이었지.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했으므로
견고함이야 저렴한 가격에 상응한 정도일테니
간혹 오래된 원형 밥상의 다리 부분이 시원치 않아
갓 끓여 올려 놓은 라면을
부실한 다리 한쪽이 접히는 바람에 엎지른 적이 있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먹을 라면이었는데
엄마와 뭔가 하나라도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한 시절이었는데
그 라면을 원형 밥상이 망쳐버린 것이다.
저 밥상 위에는 반찬과 밥이 올라가긴 했지만
뭐니해도 라면이 당골이었다.
라면 그릇 수저가 전부.
지겹게도 먹었던 라면이었는데
항상 라면이 생각났다.
라면 안에도 담배처럼 중독성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지 않고서야
몇년 매끼를 먹는데도 질리지가 않으니 말이다.
어찌하였거나
80년대에 저 밥상 사용해보지 않은자는 부자다.
난 당연히 부자의 서열에 끼지 못했고
저 밥상에 반찬통 그대로 올려지 모양새도 비슷하다.
반찬을 덜어 먹는 법이 없었으니까.
아니 왜 덜어 먹어야 하는 거지?
하는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반찬이 썩지만 않는다면
반찬은 통이 다 비워질 때까지
며칠이고 그 반찬통을 마주해야 했다.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밥상 위의 위생 교양이란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
먹으면 장땡, 라면이면 더 장땡, 배만 채우면
그날 밥상의 역할은 다한거다.
라면은 지금도 먹긴 하지만
30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원형 밥상에 좌식에서
네모난 식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라면은 가끔 먹고
반찬은 여전히 통에 든 그대로 먹는다.
덜어 먹지 않는다.
귀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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