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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사이트

4시간만 일해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 왜 8시간이나 일하는가? ________ 가짜노동

by 아트온다 2024. 3. 6.

 

 

 


 

 

 

★ 가짜 노동을 말하지 않는 사회

★ tvN <알쓸신잡> 김상욱 교수 강력 추천!

★ <폴리티켄> <데일리 뵈르센> 등 덴마크 다수 일간지 강력 추천!

 

 

 


 

 

"4시간만 일해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 왜 8시간이나 일하는가?"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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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노동   ||

저자 : 데니스 뇌르마르크

오르후스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를 받고

노동, 정치, 문화에 대한 강사, 컨설턴트, 비평가로 일했다.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최근 한 달 정도 여름휴가를 가지면서 메테는 사무실에서 보낸 그 어떤 시간보다 더 효율적이고 집중해 일할 수 있었음을 느꼈다. “휴가 중에 이따금 반나절이나 잠깐 사무실에 들렸을 때가 훨씬 생산적이었어요. 나 혼자 일하면 되니까. 더 효율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었죠. 온갖 잡일로 꼼짝 못 하다가 엉망이 되지도 않았고요. 모든 게 그만큼 명료해졌어요. 사실상 제대로 된 상사 노릇을 하며 사람들에게 할 일을 지시할 수도 있었죠.”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봉애는 오늘 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6시쯤. 저절로 일어났는데 왜 그 시간에 깨는지는 알 수 없다. 뇌 속에 알람이 맞춰져 있는 것처럼 어제와 똑같은 그 시각 6시에 일어난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고 일어 났으니 이불을 박차고 움직일까 그냥 그대로 무념무상으로 멍하니 있다가 스르르 잠들도록 기다릴까? 하다가 잠시. 봉애는 일어나기로 했다. 

 

습관처럼 가던 카페를 향했다. 마침 비가 내린다. 봄이 오려나보다. 비가 그치고 나면 봄이 성큼 와 있겠지? 날씨를 찾아보니 그렇기도 하다. 봄은 언제나 설렌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지루하지 말라고 신이 계절로 선물을 주신 것 같은 기분이다. 


 

오전에는 카페를 가서 작업을 하고 점심은 집에서 먹고 소화도 시키고 운동도 하고 사색도 할겸 햇빛 쬐며 걷기를 하고 해가 저물녘 직전에는 다른 카페를 들러 책을 읽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나머지 필사나 글 작업을 밤에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렇게 루틴이 짜이기까지 오래 걸렸다. 봉애는 자신만의 루틴을 찾기 위해 자그마치 4달 전부터 고민했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고시생 공부하듯 글 작업을 해야 할까? 아님 글은 창조적인 영역이니 조금은 널널하게 사색을 하고 멍을 때릴 수 있는 시간을 줄까? 

 

봉애 나이 42. 어짜피 고시생 모드는 체력상 할 수 없었다. 작업에 직중하는 시간 2시간을 보내고 나면 필히 그에 버금가는 시간을 쉬는데 할당해야 했다. 노희경 작가는 노동하듯이 하루 8시간을 글을 쓴다고 하는데 하물며 드라마의 드짜도 모르는 봉애가 욜로 스타일의 루틴을 해선 되겠는가? 싶었지만 8시간 글을 쓴다고 모든 시간이 작업 모드는 아닐 것이라는 합리화를 하고 봉애는 자신의 육체 리듬에 맞춘 루틴을 하기 시작했다. 


 

휴식을 충분히 쉬어야 작업의 효율도 올라간다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부족하고 그래서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면서 최대한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하는 작업을 하려 했다. 그래도 마음 밑바닥에는 이렇게 가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은 있었다. 

 

그러다 만나게된 ‘가짜노동’. 간헐적으로 의심은 하고 있었던 그 부분. 우리가 회사에서 일을 할 때 과연 8시간 내내 일을 하는 것일까? 

 

하루 동안 해야할 업무를 오전에 다 끝내고 점심 식사하고 오후에는 산책이나 하면서 업무 아이디어나 생각하면서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하고 강변길 산책도 하고 그러면서 업무 시간을 보낼 순 없을까? 하고 생각한적은 있더랬다. 


 

이런 봉애의 생각은 증명이라도 해주듯 떡하니 ‘가짜 노동’이라는 책을 발견한 것이다. 봉애는 자신의 생각을 공감해주는 인간은 만난듯 했다. 

 

봉애는 작업 스타일에 대한 꿈이 있었다. 디지털 노마드식으로 콘텐츠 작업으로 돈을 벌면서 국내 여기 저기 아름다운 곳에 돌아다니다가 오늘은 여기서 숙박하고 그러다 지역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생기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머물면서 지내는 것. 봉애는 이렇게 살고 싶었다. 

 

지금도 봉애의 꿈은 변함이 없다. 한 곳에 오래 지내는 것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자극과 영향을 받고 싶어 했다. 실은 고향이 친숙해서 좋긴 하지만 자극을 받기에는 무기건조하다는 것. 봉애는 그래서 자자, 돈만 벌려봐. 바로 떠난다는 태세로 바로 튕겨나갈 로켓처럼 연료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 


 

이런 그림은 어떨까? 제주도로 한 달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물론 작업할 도구는 챙겨 들고. 가서. 제주도의 자연도 만끽하고 산책도 하고 트래팅도 하면서 가다가 가다가 뷰가 좋은 카페가 보이면 차 한 잔 시켜 놓고 뷰를 보며 멍을 때린다. 멍을 때리다 보면 아이디어나 영감이 떠오를 것이고 바로 메모를 해둔 뒤, 만약 그곳 카페가 작업해도 눈치가 안 보이는 곳이라면 바로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타다닥 타다닥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떤가? 봉애는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이러한 삶의 스타일에 대한 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봉애는 행복하다.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회의는 무의미한 안건과 동기 부여의 가장행렬이다. 종종 사람들이 냉혹하고 엄정한 시간과 돈의 가치에 부합하는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개최된다. 다른 사람에게 관계없는 정보를 나누고, 자신이 얼마나 바빴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회의가 가진 유일한 목적이다.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세상에는 쓸데 없이 치뤄지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회의뿐만이겠는가? 국민들로부터 거둔 세금을 국민들을 위해 쓰이지 않는 예산은 모두 쓸데없는 것들이다. 

 

회의가 1시간이라면 찐으로 업무를 위한 내용은 얼마나 될까? 그저 한쪽 귀로는 듣고 한쪽 귀로는 흘러버리면서 회의 내용을 보고만 있는 경우도 있다. 회의를 눈으로라도 참여한다면 다행이다. 탁자 밑으로 휴대폰을 꺼내 딴짓을 하는 사람도 있다. 잠깐 틈이 날때 옆 사람과 잡담을 할 수도 있고. 여하튼, 알짜배기 업무로 따지자면 하루 8시간의 노동은 무의미한다. 물론 육체 노동은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육체 노동은 눈으로 바로 보인다. 누가 지게를 이고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개고 하는 것이 뻔히 서로들의 감시의 눈으로 보이는 장면이다. 눈으로 보이는 육체 노동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속이고 딴 짓을 할 수 없다. 그러니 여기서 말하는 가짜 노동이라고 하는 것은 지극이 사무적인 일을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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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차이스 연구소들은 1880년대부터 근무시간과 효율성의 관계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생산성은 40시간 이후 급락했고 초과 근무의 이득은 높아진 임금으로 상쇄되었다. 이 점에 대해 현대 기업들이 신경 쓰지 않은 이유는, 노동자들이 공식적으로는 37시간 간의 임금을 받지만 종종 스스로를 채찍질해 50시간 일하기 때문이다. 회사보다는 직원이 더 손해를 보고 있다.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봉애는 직장을 오래 다녀본 적이 없다. 그러니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 퇴근이라는 개념이 익숙지가 않다. 그렇다고 띵가띵가 놀았냐면 그렇지도 않다. 먹고는 살아야 하고 돈을 벌어야 했기에 머리가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믿음으로 여러 가지 시험에 도전했더랬다. 물론 낙방에 낙방을 거듭했지만, 인연이 아닌건가? 머리가 나쁜건가? 봉애는 알 수 없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시험이 멀어져만 가는 기분으로 10년을 보냈다. 공부 한 기간을 모두 합치면 기간이 얼마나 될까? 계산해 본적은 없다. 어떤 시험을 준비했더랬지. 어렴풋이 기억만 남아 있다. 

 

그렇게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보냈기에 봉애는 직장이라는 걔념이 타인보다 약하다. 그래서인지 9시 출근 6시 퇴근 일자리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자유롭게 일하고 돈 버는 구조를 좋아하는데, 꽤나 그래도 그렇게 산 것 같다. 

 

프리랜서의 노동강도는 대중없다. 강도가 높을 때는 밤 늦게까지,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때론 하루종일 놀기도 하고. 뭐 대충,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이러한 근무 루틴을 봉애는 좋아하고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보통의 노동자들처럼 주 40시간을 근무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걍 뭐,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고, 필요하면 밤도 새고 몸이 원하면 하루 종일 쉬기도 하고. 집중력이 고도를 향할 때는 주변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온갖 복잡한 세상 속에 혼자 고요하게 있는 것 마냥 그렇게 일을 하고 싶다.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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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뉴포트의 교훈적인 책은 위대한 발명가와 사상가가 오랫동안 플러그를 뽑고 지내며 스스로 산속에 고립되거나, 세상의 모든 산만함과 단절되었던 수많은 사례를 제공한다. 그렇게 극단적으로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전화기를 묶음으로 하거나 이메일에 자동응답 기능을 켜두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 가짜노동 / 데니스 뇌르마르크 - 

 


 

 

 

봉애는 만나는 사람이 없다. 회사생활보다 더 쓸데 없는 관계들이 있다는 걸 막상 모든 관계를 끊고 나서 더 절실히 깨닫게 됐다. ‘나 이렇게 살아’ ‘나 이런게 신경 쓰여’ ‘나 상처받았어’ 등등 한 개인이 받은 감정을 받아주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적어도 봉애에게 만남은 그런 것이었다. 

 

실은 봉애도 말하고 싶은 것들이 잔뜩이다. 때론 부인이 있는 남자와의 만남, 부모의 배려를 두고 자식끼리의 신경전 등, 사회관계를 끊었지만, 끊을 수는 없는 유일한 관계, 가족과의 감정 노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말하는 순간 타인이 낀 색안경으로 인해 언제고 나쁜 말로 다른 타인에게 발설이 될 줄 모르는 이야기들, 봉애는 숨긴다. 터놓고 싶어도 인간을 믿을 수 없기도 하고. 타인의 시각으로 한 번 걸러지게 되면 어디서고 비난의 논평이 여기 저기 덕지 덕지 붙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해서 봉애는 인간과의 만남에서 주로 들어준다. 말은 잘 하지 않는다. 원래도 말이 잘 없지만, 들어야 한다고 책이 조언해 주기도 하지만, 내 이야기도 할까.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도 있지만, 적당한 선에서 끝내는 대화를 한다. 

 

오늘 내 앞에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주는 친구가 언제고 돌아서서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안 좋게 할지는 모를 일이다. 내 앞에서 타인을 안좋게 얘기하는 당사자는 내가 없는 곳에서 나를 상대로 이런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해서 세상의 플러그를 뽑았다. 에너지가 잠잠한 상태. 그러나 혼자의 에너지는 충만한 상태를. 비로소야 만끽하는 중이다. 이런 상태로 계속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주변에 있는 타인보다는 책 속의 조언이 더 감미롭니다. 


 

전혀 외롭지가 않다. 사람을 만나서 삶이 분주해지고 골치 아파지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책 속의 성현을 만나면서 삶을 사색하는 일상이 더 즐겁다. 봉애는 인생의 행복을 고립에서 찾은 것이다. 

 

고립은 인간을 더 충만하게 한다. 고립은 외로움이 아니다. 타인을 바로 보고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 보게 하는 여백을 준다. 여백이 없는 삶은 결국 막다른 골목에 치달을 수밖에 없다. 무엇이 어떻게 잘 못 흘러가는지를 되새겨 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럴 여유를 인간들 틈에서는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헨리크 스텐만과 IIH 노르딕의 사례가 중요한 통찰을 주리라 믿는다. 일에 쏟는 시간의 양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무슨 일을 어떤 품질로 했느냐이다. 그럼에도 노동시간의 길이와 연관된 가짜 노동이 여전한 이유는, 인류가 산업사회에서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변화하지 못하고 허위 형성의 함정에 걸려 여전히 시간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사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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